고려시대의 교육

1. 고려시대의 시대적 배경

고려는 지방 호족의 지원을 받은 왕건에 의하여 통일을 이루게 된다. 이렇게 통일을 이룬 고려는 지방호족의 연합으로 세워졌기 때문에 국초부터 왕권강화가 시급한 과제였다. 고려는 왕권강화를 하기 위하여 북진정책을 추진하였고, 일부노비들의 신분을 양인으로 환원시켜주는 노비안건법을 실시하고 과거제도를 도입하여 새로운 관료계층을 형성하였다. 고려는 건국 초부터 유교를 정치이념으로 받아들였지만 불교를 숭상하여 귀족에서 평민까지 모든 계층을 아울러 유교보다도 의식과 생활방식에 큰 영향을 끼쳤다.

 

2. 고려의 교육제도

고려시대의 교육은 당과 신라의 제도를 모방한 형태로 이루어 졌고 문을 중시하고 무를 천시하였다. 학제는 관학교육과 사학교육이 있는데 관학교육은 중앙최고의 학부 국자감이 있고 그 밑으로 향교 및 학당이 있었다. 사학은 중등교육기관 12도와 초등교육기관 서당이 있다. 하지만 고려의 유교교육은 거듭되는 내란과 외적의 침입, 국가재정의 고갈 등으로 관학보다는 사학에 의해 내실 있게 이루어 졌다.

1) 국자감

(1) 설립과 발전

국자감은 고려 최고 교육기관으로서 유학적 소양을 구비한 관리 양성에 그 목적이 있다. 국자감은 거듭된 외침에 의해 발전하지 못하다가 예종 때 이르러 국자감에 교과별 전문 강좌라 할 수 있는 7재를 설치하고 유학생들의 학비지원을 위해 양현고를 두는 등 교육진흥에 심혈을 기울임으로써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무신의 난과 대몽항쟁으로 국자감은 쇠퇴의 길을 걷다가 고려 말에 주자학의 도입을 더불어 다시 한 번 부흥을 맞게 된다. 충렬왕 때에 안향은 문무 관리들에게 장학기금으로 섬학전을 거두었으며 공민왕 때에는 이색의 주도로 국학 진흥에 힘써 성리학이 크게 발달한다.

(2) 학부 구성

국자감은 일종의 종합대학의 성격을 지닌 기관이었다. 유학과로 국자학, 태학, 사문학의 3학과와 잡학과로서 율학, 서학, 산학의 3학이 포함되어 있었다.

(3) 입학자격과 정원

유학 3학의 경우 국자학 · 태학 · 사문학의 순서로 입학자격에 신분의 차등을 두었고, 유학 3학에 각 300명의 정원을 두었으나 실 입학생은 적었으며 고려 말 공민왕 때 들어서야 약 100이 정원이 되었다.
기술 3학의 경우는 8품 이하나 서인들의 자제들이 입학하였고 정원은 일정하지 않았다.

(4) 교육과정

교육과정은 유학 3학의 경우 논어와 효경을 필수로 1년 이수하게 하고 여러 유교경전들을 과목별로 선택하여 기한과 순서를 정하여 가르쳤다. 또한 공통적으로 글씨 연습과 시무책을 익히게 하였다. 기술3학의 경우 율학은 법률, 서학은 팔서, 산학은 산술을 가르쳤다.
율 · 서 · 산을 위시한 잡학교육은 후기에 들어서면서 모두 행정 관청에서 담당하였다. 잡학은 해당 관청의 하급관리 양성에 목적을 두고 있었으며 7품 이하의 자제나 서민을 대상으로 하였다. 대개의 교육과정은 전문 분야의 지식과 교양, 그리고 실무를 겸하여 이루어 졌다.

 

(5) 주요시설

국자감에는 공자를 비롯한 10철과 72제자의 위패를 모신 문묘가 있다. 예종 4년(1109년)에는 국자감의 교과별 전문 강좌라고 할 수 있는 7재를 설치하였는데, 6재는 주역, 상서, 모시, 주례, 춘추 증 유학경전의 교수였고, 무학재는 무예를 공부하는 학과였다. 하지만 무학재는 예종이 여진족의 침입에 대비하고자 두었을 뿐이고, 다음 대인 인종 때 문무의 갈등을 이유로 폐지하였다.

2) 향교

향교는 중등수준의 학교였다. 국자감과 마찬가지로 유학교수와 함께 문묘를 통한 제향의 기능도 수행하였으며, 교육과정도 국자감과 큰 차이 없이 과거시험 준비를 위한 견정 학습과 작문학습이 주를 이루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향교의 입학은 8품 이하의 자제와 서민들에게 허용 되었다. 국가에서는 향교의 발전을 위해 논밭과 노비 등을 지급했으나 외침과 그에 따른 재정의 고갈 등으로 말기에 들어서 재정학화가 심해 졌고 이로 인해 향교 교육의 부진이 일어났다.

3) 학당

학당은 원종 때부터 등장해 개경에 세워진 중등 수준의 교육기관이다. 학당은 국자감이나 향교와 달리 제향의 기능을 담당하는 문묘가 없는 순수한 유학교육 기관으로서 국자감 유학 3학에 입학 할 수 없는 서민을 위한 교육제도라 할 수 있다.

4) 12도

(1) 성립과 발전
고려시대의 유교교육은 거듭되는 내전과 외적의 침입과 국가재정의 고갈 등으로 설비와 내용이 부진했던 국자감보다는 최충과 같은 학자들이 세운 12도에 의해 내실 있게 이루어져갔다. 12도는 최충의 문헌공도를 시작으로 많은 유학자들이 최충의 학식을 흠모하여 유사한 학원들을 세워 교육했으며, 그중 명성이 높았던 11개의 학원을 더하여 12도라 부르게 되었다.
(2) 12도의 발흥배경
과거제는 초기 귀족세력이 중심이 신분질서 곳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다가 성종 때 유학을 신봉하고 장려하면서 점차 자리를 잡아 가다가 문종 때 비로소 새로운 신분질서를 형성하는 단계로 발전하였다. 이때 사학 12도는 과거 급제자를 많이 배출하여 문벌계층을 형성 시켰다.
(3) 교육과정과 교육 방법
12도는 여름철에 절에가 하기 강습회를 열기도 하고 우수한 학도를 뽑아 조교로 활용했다. 최충은 각촉부시를 통한 경쟁의 원리를 도입하여 학생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이렇게 12도는 국자감보다 자유롭고 다양한 교육방법을 활용하였다.
(4) 12도의 교육적 의의
12도는 고려 말기 국학부흥책의 등장과 함께 영향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그러나 고려 멸망까지 약 360년간 12도는 고려교육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5) 서당
고려의 서당은 지방 부락민의 자제 교육을 위해서 자치적으로 성립된 학교로서 대중교육에 끼친 영향력은 매우 컸다. 고려의 서당은 조선시대에 계승되어 민중교육기관으로 일층 발전하게 된다.

3. 고려시대 과거제도

1) 과거제도의 기원
과거제는 수나라 문제가 중국 통일 후 관제를 정비하고 중앙집권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처음 시행되었다. 고려 또한 지방호족의 도움을 받아 생긴 연합체 성격의 국가로 출발하였음으로 지방호족을 견제할 목적으로 과거제를 시행하였다.
2) 과거 제도의 내용
과거에는 제술업, 명경업, 잡업의 세 종류가 있었다. 이중 제술업은 가장 중시되었고 급제자의 수도 가장 많았다. 잡업의 경우 명법업을 제외하고는 지원자 수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시험은 3년의 한번이 원칙이었으나 연년 또는 수년에 한번 시행되기도 하였다.
승과는 일반 과거와 비슷한 시기에 실시되었고, 예비고사와 최종고사가 있었다. 각 종파별로 스스로 고시관을 삼아 시험을 치르게 하였으며 급제자 또한 종파별로 일정한 승계를 주었다.
3) 과거제도와 교육
고려는 과거제도를 통해 유학적 소양을 지닌 관리를 선발함으로써 중앙집권적 관료체제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과거제도의 실시는 과거시험에 대한 관심 제고로 학교교육을 발전시키는 계기도 되었으나 반대로 과거제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 과거중심의 교육으로 흐르게 되는 한계에 다다랐다.

4. 고려시대의 대표적 교육 사상가

1) 최충 (984-1068)
최충은 22세에 과거에 급제하여 5대의 임금을 섬기며 내외 요직을 두루 거쳤고, 임금의 신임이 두터웠다. 그는 72세 은퇴 후에 사재를 털어 사학인 문헌공도를 세워 후학을 양성, 12도의 효시를 이루었다. 그는 학생들을 지도함에 여러 가지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독창적이고 흥미위주의 교육방법을 활용했다.
2) 안향 (1243-1306)
안향은 몽고의 침입과 간섭이 극심하던 때에 태어났다. 그는 충렬왕을 따라 원에 가서 처음으로 《주자전서》를 보고 순수 베껴 돌아와 주자학을 연구하였다. 그의 주자학 도입은 한국 유교사상발달의 한 획을 그었다. 안향의 교육사상 역시 주자학에 입각하여 성인의 도를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 하는데 교육의 목적을 두었다. 그는 또한 장학재단인 섬학전을 설치하여 관학을 부흥시키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3) 이색
이색은 12세에 성균관에 급제하고 26세에 과거 급제, 27세에 원의 전시에 합격하여 이름을 떨쳤다. 그는 외침에 대비하기위하여 무과설치를 제안한바 있으며 교육 개혁안을 포함하여 혼란한 과거제도의 개혁을 제안했다. 그의 교육사상은 성리학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는 조선 성리학 연구 풍토의 기틀을 잡았고, 국학을 발흥하고 사풍을 새롭게 하였으며 고려의 중흥을 위해 힘쓴 개혁주의 자로 그의 공헌을 높이 평가 되어야 한다.